[도서] 붕가붕가레코드의 지속가능한 딴따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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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04-07 14:24 조회2,238회 댓글0건본문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091798
EBS 채널을 자주 보는 편은 아니다. 배경음악과 함께 온나라 뉴스와 역사를 함께 담아 전해주는 프로그램처럼 채널 돌리다가 멈추게 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 때 보는 것이 EBS채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늦은 저녁, 낯선 사람이 두 팔을 벌려 이상한 가사를 읊조린다. 그 옆에 있는 두 여자도 빨간색 테두리의 검은색 안경을 끼고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이렇게 ‘싸구려 커피’의 주인공 ‘장기하와 얼굴들’을 처음 봤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2009년 연말에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는 공연에 참가하는 ‘밴드’로 성장했다.
2009년 음악계는 이들의 등장과 활동을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꼽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들 뒤에서 ‘가내수공업 형태’로 CD를 만들면서 오늘을 일구어낸 사람들이 있다. 그 이름도 찬란한 ‘붕가붕가 레코드’가 바로 그들이다. 음악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나름 관심을 갖고 쳐다보고 들으려 하는 나에게 이들의 음악은 새롭게 다가왔다. 향수를 자극하는 듯한 멜로디와 기존의 랩과는 다르게 귀에 꽂히는 가사가 맘에 들었다.
그들은 주목을 받으며 화제를 낳고,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며 성장했다.
이 책은 바로 이들과 함께 성장한 붕가붕가레코드의 대표 곰사장과, 직원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음악을 만드는 밴드들의 만남과 작업과정, 이들의 음악을 좋아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은 책이다.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누가 대표고 직원인지도 잘 구분가지 않을 정도로 친하게 때로는 치고 받으며 지낸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자신들의 ‘성장일기’라고도 할 수 있는 책이다. 대학 동아리처럼 출발해서 지금은 상근직원을 두고 있는 회사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성공보다는 성장을 더 염두에 두고 있는 곰사장이다.
이들에게는 뭔가 기존의 것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독특함이 있다. 지루한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것을 찾는 사람들에게 기회가 있음을 느낀다. 회사명도 그렇고 이들과 함께하는 밴드들의 ‘이름’도 그렇다. 일을 미루지도 않는다. 즉흥적이지만 또한 즉각적이다. 이름을 정하는데 3분도 걸리지 않았다. 돈이 없지만 돈이 없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았다. 거기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다. 초기의 CD제작방식이 그것을 대변해준다. 그리고 자신들이 감당하지 못하면 갖지 않는다.
졸업 후 자신들의 진로를 두고 고민을 하는 모습도 재미있게 그렸다. 정작 자신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선택이겠지만 말이다. 예측불허의 음악시장에서 음악으로 돈을 벌 수 없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정말 자기들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아 몸을 던졌다. ‘안하고 뒤로 물러서기 보다는 하는 것이 무조건 낫다’는 생각이 이들의 머리를 지배한다.
“소통이야말로 별다른 자본이나 기술 없이 음악을 하고 팔고 그것을 사주는 사람들만 가지고 있을 뿐인 붕가붕가레코드가 생명을 유지하는 심장이기 때문이다. 심장은 계속 뛰어줘야 한다.“
더불어 이들과 함께하는 밴드들의 가사를 보면 일상과 격리된 가사가 아니다. 자신의 일상에서 가사를 찾는다. 독특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동떨어지지 않는, 공감할 수 있는 가사들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유머가 있다. 즐거움이 있다. 독특한 음악은 다양한 부류의 층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새로움을 기대는 사람들에게 이들은 다가설 수 있었다. 그리고 다양한 음악가들의 특징을 잡아내고 그들을 묶어 내는 능력, 이들이 갖고 있는 재주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향해 계속 새로움을 찾아갈 것이다. 거기에 이들의 존재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장기하’로 먹고 살만했지만 거기에 안주하지않고 또 다른 즐거움을 찾으려 몸부림치는 이들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변한 걸 무시할 순 없지만 근본적으론 달라진 게 없다. 앞으로 딱히 기대할 만한 것도 없다. 이렇게 생각하면, 별 문제가 아니다. 무슨 일 생기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 앞으로 우리는 적당히, 별일 없이 살 것이다. 여때껏 그래왔다.”
겉으로만 드러난 이들의 ‘안’을 들여볼 수 있는 가볍고 재미있는 책, 책 뒤에 사진과 함께 등장하는 CD제작과정의 이야기는 이들의 사고방식을 느끼게 해주는 또 다른 재미다.
붕가붕가레코드의 지속가능한 딴따라질
붕가붕가레코드
붕가붕가레코드
저자 붕가붕가레코드
“안하는 것보다 하는 게 무조건 낫다”는 정신에 입각, 뭐라도 재미있는 것을 해보고 싶었던 일군의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인디 음반 기획사. 처음에는 산이라도 씹어 먹을 듯이 거창하게 시작했으나 열정과 끈기가 부족한 탓에 미적지근한 몇 년을 보내던 중 ‘브로콜리 너마저’라든가 ‘장기하와 얼굴들’ 같은 소속 밴드들이 유명세를 타는 바람에 어영부영 알려졌다. 이후 참신하고 대중적이면서 유쾌하고 시니컬한 음악을 하는 이들의 합류로 그럭저럭 괜찮은 모양새를 갖춰나가고 있지만, 현재는 “잘 나갈 때 망하는 것은 한순간이다”라는 생각에 일보 전진에 반보 후퇴를 거듭하는 중이다.
※ 이 책은 붕가붕가레코드 사람들이 각자의 삶과 일을 인터뷰하고 대표인 곰사장이 정리한 원고를 바탕으로 구성했습니다.
푸른숲
2009년 10월 20일
< 목 차 >
프롤로그 | 아직 갈 길이 멀다
Ⅰ 뭐라도 재미있는 것을 해보자
고립무원에서 자가 발전을 시작하다 | 붕가붕가 중창단의 결성
쑥고개를 요람으로 고개를 들다 | 뺀짠 프로젝트로부터 홍대 진출까지
Ⅱ 혼자 힘으로 사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혼자 힘으로 사랑하자 | 붕가붕가레코드의 탄생
지속가능한 딴따라질 선언 | 레이블의 설립과 좌절
안 하는 것보단 하는 게 낫다 | 지속가능을 위한 인간형
Ⅲ 별일 없이 살아야 한다
시작은 확실히 미미했다 | 수공업 소형음반,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
대중성이 빵점이다 | <싸구려 커피>, 예상 외의 선전
빡센 취미 생활을 넘어서 | 성공이 초래한 붕가붕가레코드의 체질 변화
정말 별일 없었는지 | 정규 음반 발매 이후의 붕가붕가레코드
Ⅳ 어쨌든 당신이라서 하는 일이다
꿈을 꾸게 하는 기술 대표 | 곰사장
부담스러울 만큼 독창적인 | 디자이너 김 기조
의외로 프로페셔널 | 녹음 엔지니어 나잠 수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 | 매니저 강명진
살아남으려면 소통을 | 커뮤니케이터 양준혁
Ⅴ 진지한 얼굴로 시시덕거리는 딴따라질
즉흥과 우연을 겹쳐 쌓아 | 붕가붕가레코드의 뮤지션 모으기
*삽입1 붕가붕가의 뮤지션들
유머, 일상, 그리고 독특함 | 붕가붕가레코드의 음악 세계
*삽입2 붕가붕가의 음반들
들으러 오지 않고 보러 온다 | 붕가붕가레코드의 공연 기획
에필로그 - 우리는 나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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